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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시대와 공룡

공룡의 체온

by 효루비 2022. 9. 30.
< 공룡의 체온 >



이번 포스팅에서는 현대 고생물학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공룡의 체온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만져본 적은 더더욱 없는 그 공룡의 체온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더욱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공룡은 뜨거웠을까요? 차가웠을까요? 아니면 우리 사람과 비슷했을까요? 자세히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대부분의 공룡이 재가 되어 버리고 일부는 뼈만 남은 화석이 되어버린 지금 현대에 와서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는 것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이론과 가설들이 콩나물시루처럼 모여들고 있습니다. 공룡이 단순한 파충류라고 여겨지던 때는 당연히 변온동물일 것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많아서 큰 논란은 되지 않았었지만, 오늘날의 조류가 수각류 공룡임이 명백해지자 공룡의 체온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파충류는 변온동물에 속하는데요, 공룡은 항온동물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공룡은 다른 파충류들과는 다른 점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관절이 몸통 아래에 위치하여서 활동성이 높았고, 골밀도도 오늘날 조류와 흡사하다고 합니다. 골격을 시뮬레이션했을 때도 변온동물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였다고 해요. 실제 발자국 화석으로 그런 활동을 보인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에 공룡은 항온동물이라는 설이 한동안은 대부분을 차지했답니다. 이에 대해서 당시 중생대 기후환경을 논해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중생대는 온난한 날씨였고 공룡의 몸집이 거대한 편이라, 변온동물이지만 체온이 잘 내려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되었다고 합니다. 실제 중생대와 비슷한 기후에 노출한 도마뱀의 경우에 항온동물과 비슷한 골밀도를 보였고, 결정적으로 항온동물에게 발견되는 비갑개(항온동물의 코에서 발견되며, 내쉬는 숨에서 체온과 습기를 회수하기 위한 기관)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공룡이 변온동물이라는 주장도 다시 대두되었습니다. 특히나 대형 용각류는 두개골의 위치가 높아서 항온동물일 경우네 뇌에서 소비되는 산소의 양이 많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대형 공룡의 경우, 변온동물이 거의 확실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논란인데요, 이러한 변온동물설은 다시 반박됩니다. 첫째로, 공룡의 비강은 아주 길고 넓어서 비갑개라는 구조 없이도 유사한 기능을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로, 공룡이 변온동물이라는 주장과 달리 모든 항온동물에게 비갑개가 발견되는 것은 아니고, 현존 조류나 포유류에게서도 비갑개가 없거나 발달하지 않은 예도 드물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셋째로, 비갑개는 화석으로 보존되기 어렵기 때문에 화석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공룡에게 비갑개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조류 화석에서도 비갑개가 발견된 사례가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학계에서도 공룡이 변온동물이라는 설은 소수의 지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당시 기온이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공룡이 항온동물일 필요가 없다는 추측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아무리 온난한 기후라고 할지라도 지구상의 모든 지역이 같은 온도로 따뜻했을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극지방(당시에는 빙하가 발달할 만큼 춥지는 않았다고 하나)은 변온동물이 활동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낮은 기온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각류 공룡은 대체로 확실히 항온동물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됩니다. 수각류 공룡들은 골격으로 미루어봤을 때, 행동이 몹시 민첩했을 것이라 예상되고, 그런 민첩한 활동에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체온과 높은 대사율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먹이사슬 관계에서, 먹히는 쪽과 먹는 쪽의 비율을 볼 때, 이는 양서류나 파충류보다는 포유류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수각류 공룡들이 항온동물이라고 해도, 30톤급의 거대한 용각류는 항온동물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거대한 체구를 가진 동물들은 체중과 표면적의 관계에서 작은 동물들보다 열을 천천히 발산하고 흡수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몸집이 크면 클수록 체온유지를 위한 신체 구조 없이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되고, 오히려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룡이 항온동물이라면, 심장을 나누는 판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목 길이가 아주 긴 공룡들의 경우에는 머리에 피를 올려보내려면 동맥의 혈압이 높아야 하는데, 판막이 없다면 허파에 가해지는 압력이 심하게 높아져서 허파의 모세혈관이 파열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보통 대부분의 학자들은 공룡이 판막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조금 다른 문제이지만 관련이 있는 문제로는, 익룡과 악어를 포함한 모든 지배 파충류가 항온동물이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악어는 현재 변온동물이지만, 순환계의 구조나 골격으로 보았을 때 항온동물이었지만 다시 변온동물로 변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익룡도 몸이 솜털로 덮여 있었는데, 이 점을 미루어 항온동물이었을 가능성이 꽤 높기 때문에 만약에 공룡과 익룡과 악어가 모두 항온동물이었다면 지배 파충류의 공통 조상이 항온동물이었다는 편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온동물에서 항온동물의 진화가 매우 짧던 시기에 지배 파충류의 모든 분기에서 독립적으로 나타났다는 것보다 말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공룡의 체온에 대한 논란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한번 공룡을 실제로 만져볼 수만 있다면 확실히 알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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