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이아스기의 단궁류 >
- 프로키노수쿠스
프로키노수쿠스는 고생대 페름기 후기에 유럽과 남아프리카 대륙에 서식했던 견치 아목 단궁류입니다. 이름의 뜻은 '이전의 개 악어'라고 하는데요,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 녀석의 두개골 화석의 생김새가 먼저 발견되었던 견치류 키노수쿠스와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키노수쿠스는 1972년 이후로 키노사우루스라는 이름으로 재명명되었다고 합니다.
프로키노수쿠스의 눈은 정면을 향하고 있었고, 2차 구개와 커다란 하악골을 가졌다는 점 등의 해부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 프로키노수쿠스과의 단궁류를 대표하며, 견치류 중에서는 원시 부류로 분류되는 편이라고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스턴케이프주에서 발견되어 1937년 학계에 정식 보고된 모식종이 있으며, 러시아 블라디미르주에서 발견되어 2004년 발표된 블라디미렌세종, 이렇게 두 종이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 중에서 블라디미렌세종의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모식종의 것으로 추정되고, 대부분은 탄자니아 등지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독일의 헤센주에서 아직 모식종에 속하는 개체로 추정되는 프로키노수쿠스의 화석이 발견된 사례도 있다고 하네요.
60센티미터 정도의 몸길이를 가진 이 녀석은 비교적 초기에 출현한 견치류이지만, 다른 수궁류들과 차별화되는 특징들이 몇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척추에 있는 넓은 관절돌기 덕분에 몸을 유연하게 좌우로 움직이기 수월했고, 다른 견치류에 비해서 훨씬 길쭉한 꼬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위아래로 넓은 형태였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예측했습니다. 이런 체형과 넓은 모양의 발을 가졌다는 점으로 미루어보건대 현생 악어와 유사하게 몸통과 꼬리를 좌우로 휘저으며 물속을 헤엄치는 반수생 생물이었을 것이고, 발달한 대퇴골을 보았을 때 꼬리뿐만 아니라 뒷다리를 강하게 휘저어서 물속에서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뾰족한 이빨은 프로키노수쿠스가 어식성이었음을 알려주고, 아마 오늘날의 수달과 비슷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한편, 프로키노수쿠스는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학명 명명법의 규칙을 벗어난 예외적 사례 중 하나인데요, 이는 아주 드문 경우라고 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고생물학자인 '로버트 브룸'이 이 녀석에게 프로키노수쿠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기 전인 1931년 무렵 어느 단궁류 화석에 키르바시오돈이라는 속명을 붙여주었는데, 알고 보니 이 키르바시오돈과 프로키노수쿠스가 같은 녀석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녀석의 명명 전 해였던 1936년에는 또 다른 두개골 화석에 파라트리낙소돈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까지 해서, 학계에 가장 처음으로 보고된 학명이 우선권을 갖는다는 규칙을 따르게 되면 프로키노수쿠스라는 이름은 동물이명으로 만족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키르바시오돈과 파라트리낙소돈이라는 이름이 명명 이후로는 거의 활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2010년 이후로 우선권을 인정받는 '보류명'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 키노그나투스
트라이아스기 중기에 살았던 견치 아목 단궁류의 일종으로, 이름의 뜻은 '개의 턱'이라고 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스턴케이프주에서 발견된 모식표본을 근거로, 1895년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로 지금까지 남아메리카, 남극, 남아프리카 일대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화석이 발견된 사례가 여럿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메소사우루스나 리스트로사우루스 등과 함께 대륙 이동설 및 초대륙 판게아나 곤드와나의 존재를 입증하는 주요 근거가 되는 생물 중 하나로서, 관련 매체나 서적에서 왕왕 출연하는 녀석이라고 합니다. 한때는 하위에 여러 종을 거느리기도 했지만,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하나둘 모식종에 통합되어서 현재는 모식종만 남았다고 하네요. 공룡을 소재로 한 책이나 교과서에서 이따금 얼굴을 비추었다고 하는데요, 트라이아스기에 관련된 내용이라면 어김없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한편, 트라이아스기 당시에는 포유류형 파충류나 짐승형 파충류로 잘못 분류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두개골의 길이가 30센티미터 정도며, 몸의 길이는 1.2미터로 추정되는 키노그나투스는 당시 고생물 중에서 비교적 큰 편입니다. 아래턱이 넓고 두꺼운 형태임을 볼 때, 아주 강력한 턱 힘을 가졌을 것이고, 주둥이는 길쭉한 모양으로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건대 육식성 동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크게 발달한 송곳니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먹이의 숨통을 끊은 후, 날카로운 앞니로 살점을 뜯어내고 어금니로 잘게 부수어 삼켰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뒷다리는 몸 아래쪽에 붙어있는 형태여서, 꽤 재빠른 움직임을 보였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소형 파충류나 단궁류에 비해 아주 빠른 속력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사냥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생 포유류와 유사한 이빨 외에도 키노그나투스의 골격에서는 포유류와 유사한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단궁류가 포유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왕왕 거론되는 편이라고 합니다. 갈비뼈가 복부 윗부분까지만 감싸고 있는 것으로 보아 포유류처럼 폐와 내장을 분리해주고, 호흡에 도움을 주는 횡격막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점 등을 거론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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